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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단신

현곡 양재영 인생 자서전

내가 세상 구경을 하고 11개월 만에 아버지는 저세상으로 떠나 버렸다. 또한, 날 낳으신 생모는 내가 갓 돌이 지나 겨우 걸음마 할 무렵, 가정이 어렵다는 핑계로 누님들 몰래 나를 불로 달구어진 아랫목 오두막에 홀로 두고 살길 찾아 개가했다. 후유증으로 어린 살결이 물러 터져서 지금도 엉덩이에 상처 자국이 남아있다. 아, 참으로 이 험한 세상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으며 누님 슬하에서 자란 나. 큰어머님 슬하에 딸 둘 있고 나는 계모(繼母) 소생이다. 엄마 같았던 큰 누님은 젊은 나이에 결혼하자마자 매형이 일본 돈벌이하러 간 뒤 얼마 안 돼서 시신으로 귀향했다. 나의 큰 누님, 꽃다운 나이에 과부가 되어 병마와 싸우다 젊은 청춘을 보내셨고. 작은 누님은 결혼한 지 얼마 없어 매형이 동네 과부와..
내가 세상 구경을 하고 11개월 만에 아버지는 저세상으로 떠나 버렸다. 또한, 날 낳으신 생모는 내가 갓 돌이 지나 겨우 걸음마 할 무렵, 가정이 어렵다는 핑계로 누님들 몰래 나를 불로 달구어진 아랫목 오두막에 홀로 두고 살길 찾아 개가했다. 후유증으로 어린 살결이 물러 터져서 지금도 엉덩이에 상처 자국이 남아있다.
아, 참으로 이 험한 세상 간난신고(艱難辛苦)를 겪으며 누님 슬하에서 자란 나.
큰어머님 슬하에 딸 둘 있고 나는 계모(繼母) 소생이다.

엄마 같았던 큰 누님은 젊은 나이에 결혼하자마자 매형이 일본 돈벌이하러 간 뒤 얼마 안 돼서 시신으로 귀향했다. 나의 큰 누님, 꽃다운 나이에 과부가 되어 병마와 싸우다 젊은 청춘을 보내셨고. 작은 누님은 결혼한 지 얼마 없어 매형이 동네 과부와 눈이 맞아 딸 낳아 임신한 부인인 누님을 친정으로 쫓아버렸다. 이로부터 우리 삼 남매는 고독과 험난한 운명을 걸어야만 했다.
인간이 살아간다는 것은 고독한 것이었던가 즐거웠던 것이었던가?

‘아버님! 홀로 태어나 부모 얼굴조차 모르고 아버님 사진 한 장 없는 나를 이 세상에 남겨두고 저세상으로 떠나시면서 나에게 이렇게 험한 멍에를 지우셨습니까?’
‘아니면 쓰러져 가는 집안을 일으켜 세우시라는 명령을 내리셨습니까?’
세월은 무심코 흘러가고 장성하여 영리한 동반자를 만났다. 어려움을 참으면서 아들딸 삼 남매 낳아 내로라하는 대학 졸업시켜 대기업 직장들 취직하고 어느 정도 안정되어 살만 하자, 그녀도 병마와 싸우다 나를 두고 떠나는구려. 떠나고 보니 부족한 점만 머릿속을 빙빙 돌아다니네요. 사는 것에만 억 메어 세월 가는 줄 모르고 달려오다 보니 그녀와 같이 산 세월에 제대로 위로 한번 못 해준 것 같고 책망만 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으리오.
나의 조력자요 보호자였는데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여 매일 눈물샘이 마를 날이 없어 자꾸 한숨과 눈물이 범벅이 되는구나.
적막이 흐르는 홀로 거주하는 주택에서 혼자 앉아 밥 수저를 들 적에는 어떻게 살릴 수 있는 길이 없었나 죄책감을 지울 수가 없고 수저를 들 수 없어 목이 멘다. 왜 나에겐 두 외가에 외삼촌이랑 사촌 한 사람도 없단 말인가 터놓고 하고 싶은 얘기나 해봤으면 원이 없으련만 이제 누구랑 의논하며 살아가리오. 생을 잘못 받아 버림받은 고아로 누나 슬하에 자라 인생이 외로움을 배운 나!
삶이란 무엇인지 나이 들면서 알만합니다..
집안 걱정. 선조 걱정 자식 걱정 등 참으로 나의 어깨에 무엇이 그렇게도 많은 짐이 지워져 있는지.

내 나이 80세가 되어서 이제야 철이 드는 것 같구나.
정말 외롭고 쓸쓸하게 언제까지 살아가야 하는지. 언젠가는 나도 가야 할 길이니 헛된 병마에 시달리지 말고 고이 잠들게 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랍니다.
성명: 양재영

자녀 관계: 처와의 2남 1녀
장남: 한양대학 화학 공학 졸, SK 에너지 팀장
차남: 고려대학 기계 공학 졸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
장녀: 서울대 서울대학원졸(석사) 컴퓨터 공학 졸
㈜캐스트이즈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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